용모(容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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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1941)

내 얼굴은 요즘 또다시 한층 커진 것 같다. 본래부터 작은 얼굴은 아니었으나 요즘 들어 더 커졌다. 미남이란 작고 아담한 얼굴을 말한다. 얼굴이 매우 큰 미남이란 그리 흔하지 않다. 상상하기도 힘들다. 얼굴이 큰 사람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저 “대단”, “장엄”, 또는 “훌륭”해지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듯하다. 하마구치 오사치 (浜口雄幸) 씨는 얼굴이 매우 큰 사람이었다. 역시 미남은 아니었다. 그러나 훌륭했다. 장엄하기까지 했다. 용모에 대해서는 남몰래 수양한 적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도 이렇게 되면 하마구치 씨처럼 되도록 수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얼굴이 커지면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남들에게 거만하다고 오해를 받는다. 교만한 인상이다, 무슨 불만이 있는거야, 라며 불시에 공격을 받기도 한다. 얼마 전에 나는 신주쿠(新宿)에 있는 어느 술집에 들어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더니 어떤 여자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곁에 와서는,
“당신은 다락방에 사는 철학자 같으시군. 꽤나 대단한 척 하고 있지만 여자들한테 인기는 없을 거야. 예술가인척 해도 안 먹힌다고. 꿈을 버려. 노래하지 않는 시인이야? 그래! 그렇지! 당신은 훌륭해. 이런 곳에 오려면 우선 한 달 동안 치과에 다닌 다음에 오시라고.” 라며 심한 말을 했다. 내 이빨은 앙망이었다. 나는 말문이 막혀 계산을 부탁했다. 과연 그로부터 5, 6일 동안은 외출하기 싫었다. 조용히 집에서 책을 읽었다.
코가 빨개지지 않으면 다행이련만, 하고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