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선물恐ろしき贈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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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카이 후보쿠(小酒井不木) (1925)

1.
뉴욕 시 웨스트 제70가에 있는 아파트에 그레이스 워커라는 40대 전후인 여성이 살고 있었다. 겉으로는 지극히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경찰은 예전부터 그녀를 지목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녀는 쉽게 말하자면 ‘만남의 방’ 같은 것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많은 양가집 자녀에게 부끄러운 행위를 강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바이로렛 리오나드라고 하는 15세 여자 아이를 데려왔을 때 경찰 단속에 걸려 소녀는 어떤 교화원으로 보내지고 그녀도 구속된 후 상당한 죄값를 치렀다.
석방되고 난 후 그녀는 이전에 살던 집 근처에서 아파트를 빌려 역시 예전과 같은 어둠의 일을 시작했었다. 어느 날 그녀에게 친구가 찾아와 수다를 떨고 있었더니 마침 그 때 우체부가 와서 소포 하나가 배달되었다. 살펴보자 겉에는 그녀 주소와 이름이 타자기로 찍혀 있었으나 발송인 이름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것은 흰 종이로 포장된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빨간색 끈으로 묶여 있었기에 아무리 봐도 1파운드 정도 되는 가자상자로만 보였다.
“과자가 아닐까? 그렇다면 너무 무거운 것 같은데.”라고 그녀는 친구들에게 묻듯이 말했다.
“아마 과자일 거야. 일단 열어보지 그래. 분명 명함이 들어 있을 테니까.”
워커는 친구들 말 대로 호기심에 가득 차 빨간 끈을 풀고는 흰 종이를 펼쳐보자 역시 과자상자가 나왔기에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바로 그 때 ‘꽝’하는 소리가 났나 싶더니 워커는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절명했다. 그녀의 머리는 대부분이 머리에서부터 찢겨져 나갔으며 상자 안에서 소나기처럼 튀어나온 납이나 쇠로 된 탄환에 의해 심장이나 폐까지도 엉망으로 뭉그러졌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워커의 친구들은 희한하게도 재난을 입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을 뿐, 한 때는 넋을 잃을 정도로 놀라 멍하니 있었으나 정신을 차리고 나서 경찰에 신고하자 곧바로 브레스난이라는 탐정이 경찰서 소속 의사 둘이 부하를 거느리고 나타났다.
시신이 쓰러져 있는 방은 눈을 뜨고 차마 못 볼 광경이었다. 유리창, 거울, 벽면, 액자나 기타 기구들은 박살이 나고 그 틈새에는 피범벅이 된 육편이 흩어져 있었다. 시신검사를 마치고 경찰서로 운반시킨 다음 부하들은 수사 순서에 따라 파괴된 가구 조립을 시작했으나 그 작업만으로도 꼬박 하루가 걸렸을 정도였다.

한편 탐정 브레스난은 문제인 상자를 조사했다. 그 상자도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나 그 속에는 작은 건전지, 구리선, 화약, 탄환을 채운 가스관이 들어 있었으며 상자 뚜껑을 열면 전류가 흘러 불꽃이 튀어 화약에 인화되는 장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물품 대부분은 모두 이렇다 할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나 단 한 가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상자 포장지에 있었다. 그것은 위에 워커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타자기로 적힌 글씨는 어떻게 보면 필적과 달리 근거가 안 될 것만 같으나 반면에 타자기에도 각각 개성이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필적보다도 정확한 감식을 할 수 있다. 특히 이 포장지에 적힌 글자는 비전문가가 보더라도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 즉 r과 a 글자 모양에 현저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개괄적인 검사를 마친 탐정은 곧바로 언더우드 타이프라이터 상회 지배인인 알렌을 방문하여, 함께 들고 간 포장지 글씨에 대해 감식을 부탁했다. 알렌은 확대경을 꺼내서 정밀하게 조사한 후 탐정에게 말했다.
“이 r 글자에 보이는 수식전은 매우 특수한 거라서 600만대 중 하나밖에 없겠죠. 그러니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진 타자기를 찾을 수 있다면 이 주소는 그 타자기로 적힌 것이라고 단정해도 무방합니다.”
과연 다음 날 그 제조원이 엘리엇 피셔 사라는 사실을 탐정에게 보고했으므로 그는 곧바로 그 회사를 찾아가자 똑같은 기계는 350대만 제조되었으며, 특히 뉴욕시내만에 있는 관청을 중심으로 팔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하여 그는 하나하나 그 타자기를 가지고 있는 관청을 방문하여 r과 a 글자의 특징을 조사하게 되었으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각 관청에 공개적으로 조사를 의뢰하여 답장을 기다리면 가장 손쉽게 수사할 수 있으나, 만약 그렇게 하면 동시에 범인한테 경고를 보내는 일이 되므로 하는 수 없이 탐정을 비밀리에 끈질긴 활동을 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한편 경찰은 또한 다른 쪽에서 수사를 진행시켰다. 그것은 곧 범죄의 동기와 관련된 부분이다. 워커를 살해하려는 것은 워커에게 원한이 있어야 한다. 워커는 양가집 자녀들을 유혹하여 타락시켰기에 그녀들의 부모가 복수하기 위해 그와 같은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여자한테 실연 당안 남자가 실망한 나머지 그런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따라서 경찰은 워커 집에 출입한 남녀에 대한 조사를 벌여 나갔다.
타자기에 관한 수사나 ‘만남의 방’에 출입한 남녀들에 대한 조사도 무엇 하나 단서를 찾지 못했던 차에 뉴욕 법원 판사 로잘스키 씨에게 갑자기 두 번째 공포의 선물이 배달된 것이다.

2.
판사 로잘스키는 명판사라고 소문이 난 인물이었다. 상습성 범죄자에게 그는 항상 가혹한 판결을 내렸으므로 범죄자들은 그를 매우 두려워하며 한편으로는 증오했다. 마침 그 때 이태리인들로 구성된 ‘검은 손’ 일당에 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 신문에 대서특필 되던 무렵이었기에 그에게는 하루 몇 통이나 되는 협방장이 날라들었다. 그런 협박장들은 모두 어설픈 문장들이었기에 구조로 보아 발송인은 이태리인으로 보였다. 그 중에는 “조심하라. 폭탄을 보내겠다”는 문구까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검은 손’ 일당에게 중형을 언도했다.
어느 날 밤 그가 법원에서 리버사이드 드라이브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자 집을 비운 사이에 소포 하나가 배달되어 있었다. 그것은 과자상자나 잎담배 상자처럼 보이는 크기였으며 흰 종이에 포장되고 빨간 끈으로 묶여 있었기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개봉하려고 손에 들었으나 생각보다 무거웠으므로 내려놓고는 예전에 보내왔던 협박장들이 떠올랐다.
곧바로 경찰에 연락하여 자세한 내용을 말하자 탐정 에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달려왔다. 이 에건이라는 탐정은 지금까지 폭발물을 종종 다뤄왔으나 한 번도 부상을 입은 적이 없었으므로 자신 있게 소포를 손에 들고는 우선 빨간 끈을 풀고 포장지를 열어보았더니 안에서 과자 상자가 나왔다. 그러나 무게가 과자처럼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는 매우 조심스럽게 천천히 뚜껑을 열었다.
그가 불과 1/10 정도 열었을 때 ‘꽝’하는 소리가 나고 에건은 벽에까지 튕겨갔으며 판사는 땅바닥에 엎드렸다. 다행스럽게도 에건의 오른손이 절단 되었을 뿐 두 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산탄은 사방으로 튀어나가 유리나 기타 가구들을 파괴했다. 이 일이 있고 에건은 붕대를 감은 채 출근했었으나 정신적 타격을 받았는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근무 중에 돌연사 했다.
판사 로잘스키가 받은 소포는 워커 앞으로 보내진 것과 완전히 동일한 물건이었다. 구리선이나 가스관이 조금도 차이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이 위에 적힌 타자 글씨도 종전과 같은 특징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으므로 범인은 분명히 동일인물이라고 추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그 이상 단서를 잡을 수 없었다. 브레스난 탐정은 그 때까지 엘리엇 피셔 사에서 제조된 타자기 200개를 조사했으나 원하는 물건을 찾지 모했다. 아직 조사할 타자기는 150개가 남아 있었으며 그 중에 범인이 사용한 물건이 있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조사도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았다.
한편 워커 집에 드나들던 남녀를 대상으로 한 수사도 아무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제2의 범죄에 의해 수사범위를 이태리인까지 넓혀야 했으나 과연 그것이 이태리인의 범죄였을까. 만약 그렇다면 범인은 워커와 어떤 관계일까. 워커 집에 출입했던 사람들 중에 이태리인은 없었다. 여기에 와서 경찰은 앞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지경에 이르렀다. 어쩌면 누군가의 단순한 장난일지도 모르지만, 장난이라고 해도 워커나 판사가 대상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2의 범죄는 뉴욕 시 전체를 뒤흔들었다. 신문은 일제히 경찰의 무능함을 공격했다. 어떤 신문은 에드거 앨런 포에 나오는 추리소설 ‘마리 로제의 수수께끼’를 인용하며 ‘포’처럼 추리력이 발달한 사람은 이제 나오지 않는가 하고 개탄했다. 그러나 경찰은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실제 탐정은 추리의 힘만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폭탄사건도 점차 잊혀져가던 어느 날,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이 불가사의한 범인은 세 번째 끔찍한 마의 손을 뻗었던 것이다.

3.
브롱스 구 풀러튼 가에 있는 어느 아파트에서 관리인을 하고 있던 ‘헤랄라’라는 쿠바인이 살고 있었다. 가족은 부인과 여동생, 그리고 밤 근무를 하고 있는 존 오패럴이라는 노인인 총 네 명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노인 오패럴이 집에 들어가려 하자 발이 무언가에 걸려 넘어질 뻔 하여 자세히 보자 발밑에 빨간 끈으로 묶인 흰 소포가 있었다. 그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주워들고 안으로 들어가자 객실에는 헤랄라 부부와 여동생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가 이런 과자 상자를 입구에 놔뒀더라고. 아마도 임자한테 보내온 거겠지.”
이러게 말하며 그것을 부인에게 건네주었다.
“어머, 미스터 헤랄라.” 여동생이 말했다. “멋있네. 당신이 직접 사 오신 거죠? 하지만 언니한테는 엄연히 남편이 있어요. 왜 저한테 주지 않는 거죠?”
이 말을 들은 부부는 큰 소리로 웃었다. 노인은 매우 난처해했으나, “핫하하. 이것 참 큰일 났군.”이라고 말하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오빠, 진짜는 나한테 주려고 했던 거지?”라고 여동생은 말을 걸었다.
“여보, 정말이에요?”라고 부인도 노인에게 물었으나 이미 그는 방으로 들어간 뒤였다.
그리고 부인은 시누이와 농담을 나누며 빨간 끈을 풀었더니 역시 안에서 과자 상자가 나왔다.
“과자는 줄 테니 어서 나오세요.”
이렇게 말하고 부인은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그 순간, 상자는 굉음을 내며 부인 몸은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헤랄라는 곧바로 오른쪽 눈을 잃었으나 부상 당한 왼쪽 눈도 며칠 후 실명했다. 여동생은 몇 군데에 화장과 창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노인 오패럴은 그 때 그 자리에 함께 있지 않았기에 재난을 면했다.
급보를 듣고 달려온 경찰은 현장을 조사하고 전후사정을 듣고서 범인은 분명 앞서 두 번에 걸친 범죄의 범인과 동일인물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편으로 온 것이 아니라 노인이 직접 들고 왔으며 또한 노인도 부상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을 당연히 그 노인이 수상하다고 보고 그 자리에서 경찰서로 데려 왔다.

오패럴은 정직산 사내였으며 태어나서 한 번도 경찰서 공기를 접해본 적이 없었으므로 신문할 때에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폭산 탕사자 입구에 놓여있었을 뿐 누가 언제 가져왔는지 전혀 모른다고 했으나 경찰은 그가 손에 들고 들어왔으니 아무리 오패럴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범인과 무슨 연관이 있어야 한다면서 점점 추궁하자 마침내 오패럴은 “제가 잘 못했습니다.”라고 자백했다.
“그렇다면 왜 헤랄라 가족들을 죽이려 했나.” 하고 경찰이 물렀다.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워커와는 어떤 관계인가.”
“워커라는 남자는 모릅니다.”
“워커는 여자야.”
“그러면 더더욱 모릅니다.”
“로잘스키 판사를 알고 있나.”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무엇을 물어도 노인은 모른다고 했다. 어디서 화약을 구입했는지, 어떻게 폭탄을 제조했는지, 사용한 타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등 그는 아무 것도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럼 왜 자백했나?”
노인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잠시 침묵하고 있었으나 이윽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자백을 하라고 해서.”
이렇게 해서 노인의 ‘자백’도 이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 수 없었으며, 사건도 또다시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오패럴의 범행이 아니라는 것은 밝혀졌으나 그렇다면 과연 세 번에 걸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누구란 말인가. 이와 같은 흉악범이 지금도 시중을 활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 경찰도 초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신문은 또다시 경찰을 공격하고 나섰기에 경찰이나 탐정들은 혈안이 되어 움직였으나 범죄 동기를 알 수 없었기에 오리무중에서 수사하는 격이었다. 헤랄라 일가의 가족들은 특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원한을 살 만한 이유가 없었다. 사건이 발생한 날에 헤랄라 아파트에 출입한 사람들을 조사해보아도 이렇다 할 인물을 찾지 못했다. 분명 범인이 직접 소포를 운반했을 것이므로 어쩌면 범인은 그 부근에 사는 주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사를 벌여봐도 성과는 없었다.
범죄사건이 미궁에 빠지면 경찰은 많은 익명편지를 받곤 했으며, 때로운 범인 스스로가 익명의 편지를 보내와 수사를 방해한 적도 있었지만, 이번에 모인 편지 중에는 찾고 있는 타자기로 보내온 것은 하나도 없었으며, 또한 아마추어 탐정들이 제시한 추리에도 무엇 하나 건질 만한 것은 없었다.
그러자 헤랄라 사건이 있고 나서 정확히 1주일 후에 경찰은 네 번째 사건을 접하게 된 것이다.

4.
어느 날 브롱스 구 탐정국 주임인 브라이스가 헤랄라 사건에 대해 부하 탐정들과 회의를 벌이고 있었더니 수사에 나갔던 한 부하가 서둘러 뛰어들어왔다.
“탐정장님, 또 폭탄사고가 있었습니다.”
“흠. 어디서지?”
“그 헤랄라 사건이 일어났던 같은 동네예요.”
“뭐?”
“헤랄라가 사는 아파트에서 50미터 정도 남쪽에 있는 클로츠라는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그렇군.”
“들은 바에 의하면 헨리라고 하는 외아들이 큰 부상을 입고 포담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하는데, 이웃 사람들한테 폭발음을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고 하더군요. 마침 수술이 끝났다고 해서 그 외과의사가 만나주셨습니다.”
“좀 어땠나?”
“의사 소견에 의하면 환자는 오른팔을 잃고 오른 쪽 가슴에 큰 구멍이 뚫렸다고 하며 상처 부위에서 납하고 쇠로 된 탄환이 나왔다고 합니다.”
“역시 과자상자를 받았겠지?”
“아뇨. 가족들은 단순한 과실이라고 합니다.”
“환자는 어떤 사람인가?”
“아버지와 함께 구청에서 제도(製圖)를 하고 있다는데, 아버지는 벌써 50년 동안이나 근무하고 아들도 8년 정도 됐다고 합니다. 교류도 적고 겁이 많은 성격이라 항상 집안에 있으면서 외출도 잘 안 하는 얌전한 사내라고 합니다.”
“그렇군. 아무튼 그 집을 조사해보자.”
브라이스 탐정은 두 명의 부하와 함께 풀러튼에 왔다. 클로츠 집에 들어가자 가정부가 나와서 모두 안 계시다면서 거절했으나 경찰에서 나왔다고 하자 하는 수 없이 열어주었다.
“헨리 씨는 어제 밤 왜 부상을 입으셨지?” 탐정은 실내에서 가정부에게 물었다.
“아마 약품이 폭발했다고 해서 어르신과 사모님이 한 시간 정도 응급처지를 했지만 도저히 피가 멈추지 않아 응급차를 불렀습니다.”
집안의 거실은 역시 참담한 광경이었다. 대부분의 가구는 파괴되고 벽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 사람들이 폭발음을 듣지 못했다는 것은 이상했다.

기물 파편 속에 섞여 몇 가지 종류의 약품이 든 병이 무사히 놓여 있었다. 자세히 보자 화약제조를 만드는 약품이 들어있었으며, 뿐만 아니라 그 옆에는 구리선 뭉치와 포장에 쓰인 흰 종이, 그리고 짧게 잘려진 가스관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브라이스는 책상 위에 있던 타자기로 적힌 서류를 집어 들었다. 한 번 보자 그는 부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악마는 결국 스스로 멸망했다.”
브라이스는 그 길로 병원을 찾아 주치의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헨리를 신문했다. 헨리는 갸름한 얼굴에 얇은 입술을 가진 사내였으며 여자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매우 쇠약해 있었으나 탐정이 하는 질문에 대해 무연화약 발명을 하고 있었다 설명했다.
그는 워커 및 로잘스키한테 보낸 폭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잡아뗐다.
“가스관을 자른 건 어디에 쓰려고 한 거죠?”라고 탐정은 물었다.
“그건 크로토나 파크에서 주워온 것입니다. 작게 자른 건 약품을 담아 시골에 가서 무연화약 실험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탐정은 우선 신문을 중단하고 탐정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구청으로 사람을 보내 헨리 사무실에 있는 타자기를 조사하게 하니 역시 그것은 브레스난 탐정이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것이었다.
여기까지 밝혀졌을 때 경찰에서는 몇 년 전 일어났다. 크리티카 사건과 헨리를 연결시켰다. 그것은 브룩클린에 있는 존 크리티카라는 사내가 발신자 불명인 선물을 받고 똑같이 부상한 사건이다. 폭발력을 이번 처럼 강하지는 않았으나 크리티카는 중상을 입었다. 그 당신 경찰에서는 크리티카와 싸웠던 사내를 범인으로 체포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그 사내는 석방되었다. 그리하여 이번에 크리티카를 소환하여 신문하자 역시 헨리와도 싸운 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크리티카도 역시 헨리와 같은 제도부에 근무하고 있었으나 법이 없어도 살 것만 같았던 헨리 소행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헨리에 대한 증거는 점점 모여왔다. 그리하여 탐정은 한 발 더 나아가 헨리와 워커와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헨리는 워커 집에 종종 출입했었던 것은 물론 헨리는 겁쟁이는커녕 매우 대담했고 상식밖에 행동을 하는 ‘사이코 헨리’라고 불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계속해서 조사해보자 그는 앞서 언급했던 15세 소녀인 바이오렛의 단골이었으며, 그녀가 교화원으로 보내지자 크게 화를 내서 그것을 워커가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핑계라고 오해하여 워커를 원망했다는 사실까지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워커에게 폭탄을 보낸 동기를 찾았다. 따라서 브라이스는 워커 집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와 헨리를 보이자 역시 ‘사이코 헨리’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는 완고하게 모른다고 일관했기에 브라이스는 다른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왔다.
처음에 의사는 헨리에 대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점점 용태가 악화되었기에 이제 몇 시간도 안 남았다고 선고하자 헨리는 비로소 각오를 한 듯 탐정 브라이스를 병상으로 불러들였다.
“워커한테 폭탄을 보낸 건 자네죠?”라고 탐정은 물었다.
“네에…….”
“워커 집에 있던 여자 때문에 싸웠기 때문인가요?”
“네에…….”
“로잘스키 판사한테 보낸 것도 자네인가요?”
“네에…….”
“왜 보냈죠?”
“모르겠습니다.”
“신문을 읽고 판사 태도가 못 마땅해서였나요?”
“네에…….”
“헤랄라 씨한테 폭탄을 가지고 간 것도 자네인가요?”
“네에…….”
“왜 그런 짓을 했어요?”
“모르겠습니다.”
“헤랄라 씨와는 어떤 연관이 있죠?”
“아무 것도 없습니다. 헤랄라라는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
“하지만 손수 그 사람 집을 고른 건 어째서죠?”
“그냥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어디든 상관 없었습니다. 우연히 그게 헤랄라 씨 집이었던 거예요.”
2시간 후 헨리는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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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작년 뉴욕 시를 강타했던 불가사의한 폭탄사건의 전말이다. 이와 같은 사건에서는 과학도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동기가 불분명한 범죄사건에서 탐정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만약 신이 그 심판을 내리지 않았다면 헨리는 제4, 제5의 범죄를 계속했을지도 모른다. 이리하여 “신은 살인과 같은 큰 죄를 간과하지 않으신다”고 말한 영국의 대문호 쵸서가 한 말은 과학탐정 시대에도 통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