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의 밤

츠츠이 야스타카

 

 오전 2시.

 시골 역의 대합실은 추웠다.

 나무로 테두리를 하고 양철로 가득 메운, 이미 불은 꺼진 화로를 4개의 의자가 둘러싸고 있었다.

 높은 천정에는 갓도 없는 40촉의 전구가 매달려 있었으며, 주위의 분위기를 싸늘하게 하기에는 매우 효과적인 빛을 던지고 있었다.

 의자에는 두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둘은 마주 본 채로, 만나서부터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가끔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쳤고, 그리고는 서둘러 피했다.

 마른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약간 살이 찐 통통한 남자가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저 불 좀......"

 마른 남자는 손에 쥔 담배를 내어주었다. 화물열차가 지나갔다.

 플랫폼에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둘은 코트의 깃을 잔뜩 세우고 있었다.

 "어디까지 가시죠?"

 부자연스러운 말투로 통통한 남자가 물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완행열차로 갈아타서 세번째 역입니다."

 마른 남자의 목소리는 쉬어있었다. 그는 대답을 하고는 통통한 남자의 얼굴을 봤다. 그렇게 잠시동안 보고 있었다.

 "경찰 분이신가요?"

 "허......"

 통통한 남자는 입에서 큰 연기를 내뿜고 얼굴을 가렸다.

 "어떻게?"

 "알지요, 금방."

 "허......"

 또 담배연기가 피어 올랐다. 그는 확실히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잠복수사 중이신가요?"

 "네 그렇죠."

 형사는 단념하였다는 투로 담배꽁초를 던졌다.

 "강도살인범을 쫓고 있습니다."

 "여기에 옵니까?"

 "예, 옵니다."

 둘 다 시선을 맞춘 채 그대로 있었다. 피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나쁜 놈이라서요. 영리하고 흉악합니다. 그래도 보면 바로 알 수 있지요."

 "그게 무슨 말씀이지요?"

 마른 남자는 재미있다는 듯이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뭔가 특징이라도 있나요?"

 "있고 말고요."

 형사는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냈다.

 "손이 세 개 있어요. 또 그 손에는 손가락이 여섯 개가 달려있지요."

 "아아 그래요? 그렇다면 쉽게 알 수 있겠군요."

 "예, 손가락이 여섯인 사람은 많아도, 팔이 셋 달린 사람은 드물지요."

 "그렇지요. 아무튼 옛날의 범죄수사에 비하면 뭐라고나 할까, 지금은 훨씬 편하겠군요. 사람마다 특징이 무척 다르니까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50년 전의 그 수소폭탄실험 이후, 방사능이 염색체의 유전자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지요. 그래서 그 뒤부터 일본인은 모두 각각의 모습이 바뀌었으니까요. 아무튼 그 수폭 실험도 범죄수사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마른 남자는 세 개의 손을 형사에게 내밀었다.

 "저도 손은 세 개입니다. 그리고 이걸 보세요. 손가락도 여섯 개가 있거든요."

 "음, 그렇군요. 게다가 그 범인에게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특징이 있지요. 그 범인은 눈이 가운데에 하나밖에 없어요."

 형사는 그렇게 말을 하고서 마른 남자의 이마에 달린 한 눈을 노려보았다.

 "지금 제가 범인이라고 말씀하시는군요?"

 "그렇다."

 마른 남자는 목을 움츠렸다.

 "신문에서 읽었는데요. 범인의 손이 세 개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목격자의 증언이지요? 혹시 그 범인에게는 원래 손이 네 개가 있는데, 하나는 숨기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건 무슨 말이야?"

 "아니, 이런 얘깁니다."

 범인의 바지 앞단추가 열리더니 거기서부터 또 한 개의 손이 쏘옥 튀어나왔다. 그 손에는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나는 배꼽 바로 밑에 또 하나의 손이 있다. 방심하고 있었겠지? 하하하...딱하군 그래."

 "으음...그랬었군. 아이고, 졌다 졌어. 모자를 벗고 항복해야겠지."

 형사의 모자가 갑자기 뒤로 날아갔다. 그는 머리 위에 또 하나의 손이 달렸던 것이다. 그 손에는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깜짝 놀라는 범인에게 총을 쏠 틈을 주지 않고, 형사는 범인의 권총을 쏘아 떨어뜨렸다. 바닥 위에 떨어진 그 권총을 세 번째의 다리로 멀리 차 버린 다음, 주머니 속에서 마치 쇠사슬과도 같이 생긴 한 뭉치의 수갑을 주르르 꺼내었다. 형사는 능숙한 솜씨로 범인의 네 개의 손목과 자신의 한 개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그는 양 볼과 이마 한가운데에 있는 세 개의 입 모두를 크게 벌려 통쾌하게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쓸쓸한 시골역 가득히 울려 퍼지고, 다음 화물열차가 지나갈 때까지 계속되었다.